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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현상을 뒤튼 해석으로 군민을 탓할 수는 없다”

작성일 : 2025-12-03 16:01

[오피니언]

 “현상을 뒤튼 해석으로 군민을 탓할 수는 없다”

 


책임의 방향을 바로 세워야 한다


 

최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무안 지역 정치를 한데 묶어 해석하는 일부 주장이 지역사회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주장은 쿠팡 사태의 본질을 소비자의 탐욕에서 찾고, 무안의 불통과 난맥상 역시 군민의 침묵 때문이라고 규정한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책임의 축을 뒤틀고, 구조적 문제를 개인에게 떠넘기는 위험한 해석이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은 명백히 기업의 보안 관리 실패이며, 정부의 감독 부실이 겹친 사안이다. 인증키 미교체, 장기간 감시 부재, 보호조치 미비 등은 기업의 법적·기술적 의무 위반이지, 소비자의 편리함 추구 때문이 아니다. 이를 “소비자 탐욕”으로 치환하는 것은 사실을 외면한 주장으로,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오류다.

 

무안 지역 현안을 바라보는 일부 시각도 마찬가지다. 군 공항 이전, 공립어린이집 논란, 인사 문제는 정치·행정이 책임져야 할 영역이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군민의 침묵을 문제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참여 통로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군민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문제의 원인을 의도적으로 왜소화하고, 권력의 역할을 축소시키는 주장일 뿐이다. 책임은 권한과 함께 있고, 군민은 그 권한을 갖지 않는다.

 

나아가 지역사회에서는 특정 해석이 반복적으로 강조되는 데 대한 우려도 있다. 특정한 시각만을 전면에 내세워 무안 행정을 일방적으로 ‘무능·불통’의 프레임으로 규정하려는 움직임은 지역의 복잡한 현실을 단선적으로 축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더구나 지역 일각에서는 이해관계가 특정 사안의 비판 방향에 간접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구심마저 제기되고 있다. 사실 여부를 단정할 수 없으나, 공적 사안을 논할 때는 이러한 가능성까지도 감안해야 한다. 공공적 논의는 투명성과 다양한 관점 위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특정 프레임이 지역 여론을 왜곡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군민 참여 부족을 군민의 탓으로 돌리는 주장 또한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지방 소도시에서 정치 참여가 쉽지 않은 것은 절차 접근성의 한계, 정보 비대칭, 관계적 부담, 고령화와 생업 등 구조적 요인이 크다. 참여 통로가 충분히 열리지 않았는데, 참여하지 않았다고 군민을 탓하는 것은 공정하지도, 민주적이지도 않다. 행정과 정치가 먼저 문을 열어야 군민이 들어올 수 있다.

 

무안군과 군의회, 전남도는 비판을 피하지 않는다. 그러나 책임을 정확히 배분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행정의 책임은 군민보다 앞서며, 정치의 의무는 군민이 의견을 자유롭게 낼 수 있는 환경을 제도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의회 생중계, 정보 공개 확대, 공론장 구축, 갈등 현안에 대한 정직한 설명 책임 등은 정치·행정이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다. 그 위에서야 군민 참여는 실질적인 힘을 갖는다.

 

문제의 본질을 군민에게 돌리는 시각은 책임을 흐리고, 정치·행정의 자기 책무성을 약화시킨다. 무안의 미래는 특정 시각의 프레임이 아니라, 사실과 절차, 그리고 책임의 정확한 배분을 통해 만들어져야 한다. 군민을 탓하는 정치·사회 논리는 오래가지 못한다. 지역을 무너뜨리는 것은 군민이 아니라 잘못된 해석이다.

 

무안군민신문 박조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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