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일 : 2026-01-14 14:06

“속도전” 집행부 vs “주민투표급 공론화” 요구 …통합의 성패는 ‘동의의 방식’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가 정치권의 결단을 계기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이 전남·광주 통합을 공식 당론으로 채택하고, 6·3 지방선거에서 통합 광역단체장을 선출하기로 의결하면서 통합은 중장기 구상이 아닌 당면한 정치·행정 현안으로 부상했다.
이번 통합 추진은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 체제’ 국가 공간 전략과 맞물려 있다.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방 소멸 대응을 위한 첫 시험대로 광주·전남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9일 광주·전남 국회의원과 광주시장, 전남지사를 초청해 행정통합과 호남 발전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는 재정 지원과 공공기관 이전, 전략 산업 유치 가능성도 함께 언급됐다. 민주당 전남도당은 통합 광역단체장 선거 실시와 행정·재정의 균형 운영, 주민 의견 수렴 보장 등을 결의문에 담았다.

다만 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인구와 유권자 구조에 대한 현실적 분석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재 광주 인구는 약 140만 명, 전남은 약 180만 명으로 통합 시 총인구는 320만 명 수준이다. 유권자 수 역시 전남이 광주보다 약 20만 명가량 많아, 통합 이후 선거와 의회 구성에서 전남의 수적 비중은 결코 작지 않다.
그럼에도 정치·행정·산업 인프라가 광주에 집중돼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실제 정책 결정과 행정 운영이 광주 중심으로 작동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무안과 서남권에서 더욱 뚜렷하다. 통합이 ‘광주 중심 행정 강화’로 귀결되는 것 아니냐는 경계와 함께, 통합 이후 지역의 삶이 실제로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고 있다.
무안 지역에서는 행정통합을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이 아니라 공항, 의료, 교통과 직결된 생존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하다. 무안국제공항의 위상과 존속, 중증·응급 의료 접근성 개선, 서남권 교통망 확충이 통합의 구체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통합을 계기로 공항 배후권이 광주·전남 전체로 확대되고 국가 재정 투입 명분이 강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반면, 광주권 교통·행정 체계의 하위 인프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전남도의회 전반에서도 통합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지역 균형이 전제돼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도의회는 “행정통합으로 또 다른 지역 소외나 기능 약화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농어촌과 비도시 지역을 포함한 균형 발전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나광국 전남도의원은 군공항 이전과 관련해 광주시가 무안군에 약속한 지원이 통합 이후에도 책임 있게 승계돼야 한다며, 정부가 참여하는 6자 TF와 행정통합을 연계해 추진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전남도는 ‘특별법 중심’의 속도전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지방자치단체의 설치·폐지·통합은 법률로 정하도록 돼 있어 최종 정당성은 특별법 통과에 있다며 절차 논란을 일축했다. 주민투표에 대해서는 시간적 제약으로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만, 특별법 제정 이후 공청회 등 다양한 방식의 의견 수렴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광주·전남 행정통합은 이제 선언을 넘어 실행의 문턱에 서 있다. 통합의 성패는 추진 속도가 아니라, 인구·유권자 구조를 반영한 권한 배분과 지역 균형 설계, 그리고 무안과 서남권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성과와 동의를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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