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

"통합 69% 찬성, 그러나 무안의 미래는 안갯속"…주청사 3파전 속 전남도는 '신중 모드'

작성일 : 2026-02-13 17:45

 

 


서남권 64% 무안 지지에도 광주 53% 우세…균형발전 원칙 내세운 전남도, 결단은 유보
전남 3파전 속 권역별 엇갈린 민심…행정수도 무안 위상 흔들릴까 우려 확산
광주 쏠림 우려 속 행정 중심성 사수 시험대


 

자료출처=KBS광주전남

 

[무안군민신문=박조헌 기자] 광주·전남 행정통합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되면서 전남도청 소재지인 무안군이 중대한 기로에 섰다. KBS 광주방송총국이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2월 8~9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행정통합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69%로 반대(22%)를 크게 앞섰다. 통합이 더 이상 선언적 구호가 아닌 현실적 수순으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그러나 통합의 '형식'보다 더 민감한 문제는 '중심'이다. 주사무소, 즉 주청사 소재지를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응답에서 전체적으로는 광주광역시청이 53%로 과반을 차지했다. 무안군에 위치한 전라남도청은 21%, 순천 동부청사는 18%였다. 표면적으로는 광주 우세 구도가 뚜렷하다.

 

자료출처 = KBS광주전남

 

하지만 전남 지역 응답만 따로 보면 상황은 다르다. 광주 30%, 무안 31%, 동부청사 30%로 사실상 3파전이다. 특히 전남 서남부권에서는 무안 청사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64%로 가장 높았다. 이는 무안이 단순 후보지가 아니라 서남권 행정 중심지로서 확고한 지지 기반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안은 이미 전라남도청이 자리한 행정 중심지이자 남악·오룡 신도시를 중심으로 주거·교육·상업 기능이 집적된 지역이다. 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기존 행정 인프라와 상징성을 유지·확장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된다.

 

특히 통합 이후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과제로 '일자리 확대 및 산업 육성'이 27%로 가장 높게 나타난 점은 무안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 공항 기반 산업, 재생에너지 특화 산업단지, 농식품 고도화 구상이 통합 광역체제에서 새로운 동력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적지 않다. 전체 응답에서 광주청사 선호가 과반을 넘긴 점은 행정 기능과 예산, 정책 결정권이 광주로 집중될 수 있다는 불안을 키운다. 통합 이후 가장 우려되는 사안으로 '예산과 개발사업의 특정 지역 쏠림'이 18%를 차지한 것은 무안에 현실적인 경고로 읽힌다. 청사 위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권한 배분과 기능 설계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또 다른 변수는 도농 격차다. 통합 이후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 '행정·교육자치 혼란'이 26%로 가장 높았고, '도시와 농어촌 간 격차 확대'도 19%로 집계됐다. 전남 응답자들은 특히 도농 격차 확대를 걱정하는 비율이 높았다. 도청 소재지이면서도 농업 기반이 큰 무안은 광역 통합 체제 속에서 농어촌 정책이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세대별 온도차도 뚜렷했다. 20대 이하의 통합 찬성률은 48%로 절반에 못 미쳤다. 청년층이 통합을 곧바로 기회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무안 역시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이라는 구조적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통합이 실질적 일자리 창출과 정주 여건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기대는 빠르게 약화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라남도의 태도도 주목된다. 전남도는 통합을 지방분권 강화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추진하겠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주청사 문제에 대해서는 공식 입장을 최소화하며 침묵모드를 보이고 있다. 권역별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특정 지역을 선명히 지지할 경우 내부 갈등이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남도는 통합 이후 산업 육성, 인구 감소 대응, 의료·복지 강화 등 기능 중심 통합을 강조해왔다. 이는 청사 위치 논쟁을 넘어 권한과 재정 배분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핵심이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속도는 유지하되 충돌은 최소화한다'는 전략적 균형이 현재의 기조다.

 

결국 무안군의 미래는 자동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서남권의 지지 기반과 기존 행정 인프라는 분명한 자산이지만, 광주 과반 선호라는 현실 또한 엄연하다. 통합은 흐름이지만, 중심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무안이 행정 중심성을 지켜내며 산업 거점으로 도약할지, 아니면 광주 중심 구조 속에서 재편될지는 향후 특별법 설계와 권한 배분 협상의 결과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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