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봉주 변호사(국민권익위원회 비상임위원)
작성일 : 2026-02-27 11:21

[독자기고] DJ정신은 '무안 주청사' 확정이다
홍봉주 변호사(국민권익위원회 비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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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봉주 변호사 (국민권익위원회 비상임위원) |
광주·전남 통합이라는 거대 담론의 설계도를 그리면서 가장 핵심인 '주청사 소재지'를 공란으로 비워두고 있다. 정치권은 갈등방지와 균형발전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이는 결국 인프라가 집중된 광주 중심의 현상을 유지하면서 단순히 광주시의 외연을 확장하자는 것에 불과하다. 전남의 미래 동력을 이끌어내어 진정한 통합을 이루겠다는 의지는 애초부터 없다는 것과 다름없다.
'소재지 미정'은 통합 이후에는 다수 의사를 핑계로 "기존 광주시청을 활용하자"는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다수의 편의니 효율성이니 하는 지지부진한 논란 끝에, 결국 광주 중심의 현상 유지로 귀결되거나 기껏해야 광주시의 덩치를 키우는 수준으로 끝날 것이다. 광주·전남 통합에 있어 주청사 소재지 결정은 통합의 목적이 무엇인지, 왜 하려고 하는 것인지와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점에서 그 어느 것보다 먼저 결정되어야 할 최우선 과제다.
자, 이제 우리 한번 다 같이 생각해 보자. 광주·전남 통합의 목적은 무엇이며, 왜 하려는 것인가? 주청사를 어디로 정해야 광주·전남 통합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인가? 시계 바늘을 조금만 뒤로 돌려 보면, 김대중대통령 시절에 전남도청이 무안군 남악으로 결정돼 2005년 이전했을 때, 그것은 단순한 건물의 이동이 아니었다. 광주 중심의 단핵 구조를 혁파하고 전남 전체의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호남 시·도민의 '사회적 합의'였다. 주청사를 무안으로 결정하지 않고 공란으로 미루어 두는 것은 이러한 합의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이다. 혹여나 주청사가 광주권으로 회귀한다면 지난 20년간 지역주민들의 합의를 토대로 공들여 온 서남권 거점 전략은 그 동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는 '통합'이라는 이름 아래 서남권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고 과거의 불균형 구조로 후퇴하는 일이다. 나아가 ‘효율’이라는 가면을 쓴 '지역 불균형'의 재판(再版)이다. 광주 주청사론자들은 접근성을 강조하지만, 진정한 통합의 목적은 수도권 블랙홀에 맞서 지역 전체가 골고루 잘 살기 위함이다.
이미 모든 인프라가 쏠린 광주에 광주·전남 통합 특별시의 행정 심장부까지 두겠다는 것은 전남도청의 광주 회귀를 넘어 '부익부 빈익빈'을 가속화하겠다는 선언과 같다.
무안은 여러 모로 준비된 '행정 중심지'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무안국제공항은 통합 특별시의 하늘길 관문이다. 광주 국내 공항기능까지 흡수한 무안국제공항은 외국 자치단체와의 교류와 국제 비즈니스 행정이 이루어질 주청사와 인접했을 때 가장 강력한 시너지를 낸다.
행정 자율성이 확대되는 통합 특별시의 위상을 고려할 때 그 가치는 더욱 커진다. 또한 KTX 무안공항역 신설은 '사통팔달'의 요체가 된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공항과 고속철도가 직접 연결되는 이곳은 전국 어디서든 주청사로 바로 접근할 수 있는 최적의 허브다. 다른 지역 주민들이 KTX를 타고 공항역에 내려 곧바로 행정 중심지로 진입하는 광경은 통합 광주·전남이 지향해야 할 미래상이다.
이제는 그 의도가 뻔한 "모호한 유보"를 끝내고 '무안 주청사'를 명시해야 한다. 광주·전남 통합의 진정성을 증명하려면, 주청사 소재지를 '무안'으로 명문화해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 무안을 행정 중심으로 확정하고 경제 중심의 광주와 동부권의 ‘확실한 기능 분담’만이 통합 특별시의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