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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름값 폭등, 이제 물가가 아니라 구조 위기다

작성일 : 2026-03-27 10:56

 


[오피니언] 기름값 폭등, 이제 물가가 아니라 구조 위기다


 


무안군민신문 박조헌 취재국장

 

중동 전쟁이 기름값으로 번졌다. 이제 문제는 국제 정세가 아니라, 그 충격을 감당해야 하는 국내 구조다.

 

이란과 이스라엘 충돌 이후 국제유가는 급등했고, 그 여파는 그대로 주유소 가격표에 반영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1,800원을 넘어 2,000원에 근접하고 있다.

 

이 수치는 단순한 물가 상승이 아니다. 이제는 경제가 버틸 수 있느냐의 문제다.

 

정부는 대응에 나섰다. 3월 27일부터 2차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고, 유류세 인하 폭도 확대했다. 공급가격 상한을 설정하고 시장을 관리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정책이 발표되자마자 다른 현실이 드러났다.

 

일부 주유소가 최고가격 상향을 예상하고 가격을 미리 올리는 '선반영'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일주일 사이 휘발유 가격을 인상한 주유소가 800곳 이상, 하루 만에 100원 넘게 올린 사례도 확인됐다.

 

더 심각한 것은 따로 있다. 도매가격은 낮아졌는데, 소비자 가격은 그만큼 내려오지 않았다. 즉, 정책은 작동하고 있는데 효과는 현장에서 사라지고 있는 구조다.

 

이것은 단순한 시장 반응이 아니다. 정책과 시장 사이의 구조적 균열이다.

 

정부는 담합과 매점매석에 대해 강력 대응을 예고했지만, 가격 자율제 구조에서는 모든 인상을 제재하기 어렵다. 결국 정책은 상한을 만들고, 시장은 그 상한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그 사이에서 비용은 어디로 가는가. 답은 분명하다. 현장이다. 기름값은 도시에서는 교통비지만, 생산 현장에서는 생존 비용이다. 농업과 어업에서는 유류비가 곧 생산비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농어업 경영비는 전체 수입의 약 60~70% 수준이다. 이 구조에서는 유류비 상승이 곧 소득 붕괴로 이어진다. 특히 어업은 출항 자체가 비용이기 때문에 기름값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그럼에도 논쟁은 여전히 정유사와 주유소의 이익에 머문다. 하지만 이 논쟁은 핵심을 비껴간다.

 

지금의 질문은 이것이다. "이 구조를 누가 버티고 있는가."

 

정유사는 조정할 수 있고, 시장은 반응할 수 있다. 그러나 생산 현장은 선택권이 없다. 그리고 지금 그 한계선이 드러나고 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중동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의 변동성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의 1,900원대는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 있다.

 

그렇다면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의 정책은 가격을 붙잡는 데 집중됐다. 그러나 가격은 결과일 뿐이다.문제는 그 가격을 감당하는 구조다.

 

면세유 제도, 어업용 유류 지원, 생산비 연동 보전 장치까지 포함한 구조 대응이 없다면, 정책은 계속 뒤쫓을 수밖에 없다.

 

지금 드러난 것은 단순한 유가 상승이 아니다.정책이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고,시장이 현장을 압박하는 구조다.

 

기름값은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지금 경제가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준선이다.

 

그리고 그 기준선은 이미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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