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일 : 2026-03-30 14:27

"농담이었다" vs "위압감"…행정 판단 기준·법적 해석 쟁점 부상

[무안군민신문=박조헌 기자] 전남 무안 지역에서 한 마을 이장이 주정차 문제와 관련해 금전을 언급한 발언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당사자는 ‘농담’이었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주민은 위압감을 느꼈다고 주장하면서 사실관계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제보자인 30대 A씨는 2025년 '만원주택' 신청을 통해 입주 기회를 얻은 뒤, 지난달까지 목포시에 거주하다 최근 무안읍으로 이사 온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배우자와 생후 9개월 된 자녀를 둔 젊은 부부로, 이주 초기 지역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고 전했다.
A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무안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 이사를 왔지만, 불과 한 달 만에 겪은 일로 인해 인식이 흔들렸다"며 "당시 차량에는 아내와 9개월 된 자녀가 함께 타고 있었는데, 상대방이 직위를 언급하며 반말로 이야기하고 담배를 피우는 모습에 위압감을 느꼈다. 단순한 농담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무안읍 교촌리 일대에서 차량을 주차해 둔 상태에서 이장 B씨로부터 차량 이동을 요청하는 전화를 받았다. 해당 구역은 주정차 금지 구간이 아닌 흰색 실선 구간으로 정상 주차 상태였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그는 요청에 따라 차량을 이동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이장 B씨가 "단속을 하러 온 사람을 돌려보냈다"는 취지의 말을 하며 "2만 원을 달라"고 언급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이장과 아파트 자치회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반말로 이야기해 위압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다만 A씨는 해당 인물이 '주민자치위원장'이나 '군의원 후보 출마 이력'을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며, 관련 이력은 이후 별도로 확인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장 B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주민 민원에 따라 현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차량 일부가 도로 쪽으로 나와 있어 위험하다고 판단해 이동을 요청했다"며 "해당 지역은 불법 주정차 민원이 잦고, 인근 홍어 판매 상가에서 지속적으로 민원이 제기돼 이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차 위반 과태료가 약 5만 원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2만 원 달라'고 농담을 건넨 것일 뿐 실제 금전을 요구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차량 안에 가족이 있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으며, 담배를 피운 것은 사실이지만 차량 바로 옆이 아닌 일정 거리를 둔 상태였다"고 해명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발언 논란을 넘어, 지역사회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가진 직위자의 행위가 어디까지 허용되는지에 대한 행정적 판단 기준과도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법적 권한이 없는 위치에서 금전이 언급된 행위의 적절성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안군은 현재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상태로, 조사 결과에 따라 행위의 적정성과 행정적 조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이는 단순 위법 여부를 넘어서 공적 역할 수행 과정에서 요구되는 행정 기준과 책임 범위를 설정하는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발언의 법적 성격에 대한 해석 역시 함께 검토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법률 전문가는 "금전을 요구하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더라도 실제로 상대방에게 위압감이나 공포심을 유발했는지, 그리고 재산상 이익을 취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라며 "단순한 농담으로 볼 수 있는지는 발언 당시의 관계와 상황, 표현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장이나 아파트 자치회 관계자는 법적 권한은 없지만 지역사회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갖는 위치인 만큼, 행정적 책임성과 별개로 발언의 신중성이 요구되는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주민자치 조직 내부에서도 신중한 목소리가 나온다. 무안읍 주민자치위원회 소속 한 위원은 "주민자치위원회는 읍민을 위해 봉사하고 주민과 함께하는 공공적 성격의 단체인 만큼, 어떠한 오해나 논란으로 인해 단체의 위상이나 이미지가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사실관계가 명확히 확인되고 공정하게 판단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민자치회와 마을 이장은 불법 주정차 단속이나 과태료를 부과할 법적 권한은 없다. 다만 행정과 주민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갖는 위치라는 점에서, 직위를 언급하며 금전을 거론한 발언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안군 관계자는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발언의 의도와 당시 상황에서의 위압성 여부, 그리고 공적 역할 수행 과정에서의 행정적 책임 범위 등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향후 행정 판단과 법적 해석이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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