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일 : 2026-04-14 17:16
무안노인대학원 개교 특강서 고향 향한 절절한 애정 밝혀
"무안의 돈은 무안으로, 무안공항은 호남의 관문 넘어 산업 심장으로"
해제면 양간다리 출신 '응양빌딩'에 담은 고향의 이름…"무안이 키운 삶, 이제 무안의 미래로 보답"

■ 고향의 기억에서 시작된 특별한 강연
[무안군민신문=박조헌 기자] 무안의 한 소년이 흘린 눈물이 45년 만에 고향의 미래 비전으로 돌아왔다.
홍봉주 변호사(H&P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국민권익위원회 비상임위원)는 14일 개교한 무안노인대학원 특별강연에서 어린 시절 고향을 떠나며 흘렸던 눈물과 부모의 헌신을 떠올리며, 무안의 새로운 10년을 열어갈 청사진으로 '자족도시', '반도체단지', '에너지 특구'를 제시했다.
이날 강연은 단순한 축하 인사를 넘어 고향 무안에 대한 깊은 애정과 지역 발전에 대한 구체적 비전을 함께 담아내며 참석한 어르신들에게 큰 울림을 안겼다. 특히 홍 변호사는 “오늘의 무안을 만든 주인공은 바로 어르신들”이라며 지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하나로 잇는 메시지로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 양간다리 소년, 서초동 '응양빌딩'에 고향을 새기다
홍 변호사는 강연 서두에서 해제면 양간다리에서 서울로 떠나던 13살 소년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어머니와 헤어져 학다리역으로 향하던 버스 안에서 하염없이 울었던 기억, 그리고 서울행 기차 안에서 자신에게만 삶은 달걀을 까 주던 아버지의 손길을 떠올리며 "그 사랑과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제가 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서울 서초동 사옥 이름을 고향 마을 이름에서 따온 '응양빌딩'으로 지은 배경을 소개하며 참석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응양은 해제 고향 마을의 이름이자, '매가 높이 날아오른다'는 뜻을 담은 말로, 홍 변호사가 자신의 뿌리와 초심을 잊지 않겠다는 의미를 건물 이름에 새긴 것으로 읽힌다. 홍 변호사는 "고향을 잊지 않겠다는 제 삶의 약속을 담은 이름"이라며 "오늘의 저를 만든 뿌리는 무안의 황토와 부모 세대의 헌신"이라고 강조했다.
■ "어르신들이야말로 무안의 가장 큰 자산"
홍 변호사는 무엇보다 무안의 가장 큰 자산으로 ‘어르신들의 삶과 경륜’을 꼽았다. 그는 "전쟁과 가난의 시절을 견디며 황토밭을 일구고 자식들을 키워낸 어르신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무안이 있다"며 "어르신들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무안의 지혜를 간직한 지도자"라고 강조했다.
■ 비전 1, 무안읍 2만 자족도시 구상
이날 제시한 첫 번째 비전은 '무안읍 2만 자족도시' 구상이었다. 홍 변호사는 "인구 2만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병원, 교육, 상업, 복지 기능을 스스로 유지할 수 있는 최소 경제 단위"라며 "무안읍이 자족기능을 갖춘 활력 도시로 성장하면 그 효과는 해제·현경·망운 등 무안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이 모여야 돈이 돌고, 돈이 돌아야 지역의 미래가 열린다"며 인구와 소비, 복지와 의료가 함께 살아나는 선순환 구조를 강조했다.
■ 비전 2, 무안공항 중심 반도체 후공정 허브 제안
두 번째 비전은 무안국제공항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산업 구상이었다. 그는 "호남권에서 세계로 나가는 유일한 국제공항이 바로 무안에 있다"며 "이 자산을 단순한 교통 인프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첨단산업의 물류기지로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 중 후공정(패키징) 분야에 주목하며 "가볍고 고부가가치인 반도체 칩은 공항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포장하고 실어 나르는 구조가 경쟁력"이라며 "광주와 나주가 전공정과 연구개발 기능을 맡고, 무안은 공항을 기반으로 후공정과 물류를 담당하는 산업 허브가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 비전 3, RE100 기반 에너지 특구로 기업 유치
세 번째 비전은 RE100과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이다. 홍 변호사는 "이제는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충족하지 못하면 세계 시장에서 거래 자체가 어려운 시대"라며 "전기가 부족한 수도권과 달리 전남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잠재력이 풍부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무안을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만들어 지역에서 생산한 깨끗한 전기를 지역 기업에 직접, 더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며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기업이 '무안에 가면 전력을 안정적으로, 싸게 쓸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찾아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 "무안의 돈은 무안으로"… 지역 선순환 경제 강조
홍 변호사는 지역경제의 실질적 체질 개선 방안으로 지방계약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무안군의 예산이 지역 밖으로 빠져나가는 구조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지역의 큰 사업은 지역 장비와 지역 인력을 활용하는 업체가 더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안의 돈이 무안의 식당으로, 무안의 시장으로, 무안 사람들의 일자리로 이어지는 실핏줄 경제가 살아나야 진짜 지역 발전"이라고 말했다.
■ 무안의 10년, 후손의 100년을 좌우할 시간
강연 말미에는 고향의 미래를 어르신 세대의 역사적 책무와 연결하는 감동적인 메시지도 이어졌다. 그는 "지금 무안이 마주한 앞으로의 10년은 후손들의 100년을 좌우할 수 있는 시간"이라며 "자족도시와 반도체단지, 에너지 특구가 하나하나 뿌리내린다면 후손들은 ‘2026년의 어르신 세대가 무안의 기초를 정말 잘 닦아주셨다’고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보이스피싱 예방까지… 어르신 재산 지키는 실용 특강
이날 특강은 지역 미래 비전 제시에만 머물지 않았다. 홍 변호사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어르신들의 소중한 재산을 지키기 위한 '5분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도 함께 진행했다. 자녀를 사칭한 문자, 검찰·경찰을 사칭한 송금 요구, 악성 앱 설치 유도 등 실제 피해 사례를 알기 쉽게 설명한 뒤 "국가기관은 전화로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그는 "혹시 이미 당했더라도 숨기지 말고 즉시 112와 은행에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한다"며 "보이스피싱은 당한 사람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사기꾼이 나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한마디는 현장에 있던 어르신들에게 위로이자 경각심으로 깊이 전해졌다.
■ 고향이 키운 인재, 다시 고향의 미래를 말하다
무안노인대학원 개교 첫날 열린 이날 강연은 한 개인의 성공담을 넘어, 고향이 키운 사람이 다시 고향의 미래를 설계하며 그 은혜를 되돌려주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양간다리의 눈물로 시작된 한 소년의 이야기는 이제 무안의 미래를 밝히는 비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홍봉주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제39회 행정고시와 제46회 사법시험에 모두 합격했다.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 재정계획과장을 지냈으며, 현재 국민권익위원회 비상임위원과 주요 공공기관 법률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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