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일 : 2026-06-18 13:17
민형배 당선인 '순천 주사무소·3청사 분산 운영' 구상 밝혀
서부권 7개 시·군 당선인 "20년 행정 중심 무안청사로 확정해야"
광주 채무비율 '주의단체' 기준선 상회…재정 부담 속 청사 효율성 쟁점
[무안 박조헌 기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주청사 입지를 둘러싼 지역 간 대립각이 뚜렷해지고 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이 순천 동부청사를 법적 주사무소로 등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자, 전남 서부권에서는 현 전남도청이 위치한 무안청사를 주청사로 확정해야 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여기에 통합특별시가 출범과 함께 약 4천억 원의 재원 부족과 3조6천억 원대의 채무를 떠안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청사 결정 과정에서 지역 안배뿐 아니라 행정 효율성과 재정 부담을 함께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형배 "순천 주사무소 검토"…3개 청사 분산 운영 구상
민 당선인은 지난 17일 광주MBC 라디오 '빛나는 나의 도시'에 출연해 행정체제의 균형발전을 이유로 광주·무안·순천 청사 가운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순천 동부청사를 주사무소 소재지로 등록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청사에는 기존 기관 유지 기능을 배치하고, 통합특별시의회 첫 본회의가 열리는 무안청사로 첫 출근하는 등 3개 청사를 분산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행정 기능 분산에 따른 불편 우려에 대해서는 어느 청사에서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화상 시스템 등을 구축하고, 장기적으로 시민 의견을 수렴해 최종 방향을 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행정안전부가 광주·무안·순천 청사 가운데 한 곳을 통합특별시 주사무소 소재지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질적인 행정 중심지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서부권 "20년 행정 중심 무안"…순천 구상에 강력 반발
앞서 본지가 보도한 것처럼 목포·해남·영암·무안·완도·진도·신안 등 서부권 7개 시·군 단체장 당선인들은 18일 공동성명을 통해 통합특별시 주청사를 현 전남도청 무안청사로 확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무안이 도청과 경찰청, 교육청 등이 집적된 행정 중심지로서 지난 20여 년 동안 행정 기능과 기반시설을 축적해 왔다며, 주청사 무안 확정이 통합의 대원칙인 상생과 균형발전을 실현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민 당선인의 순천 주사무소 구상과 서부권의 무안 확정 요구가 정면으로 맞서면서 청사 문제는 통합특별시 출범 전 핵심 갈등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는 AI · 나주는 에너지 · 순천은 주청사"…서부권 소외 우려
민 당선인은 17일 광주 AI 산업융합집적단지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만나 전남광주 AI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광주를 AI·자율주행·데이터센터·반도체 산업의 중심으로 육성해 통합특별시를 대한민국 남부권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정부가 추진하는 발전 5사 통합본사의 나주 유치를 공식 제안했다. 한전과 전력거래소, 한전KPS, 한전KDN, 한국에너지공대 등이 집적된 나주를 에너지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순천 동부청사까지 통합특별시 주사무소로 지정될 경우 광주는 AI·첨단산업, 나주는 에너지 공공기관, 순천은 주청사를 주요 성장 동력으로 확보하는 반면 서부권은 핵심 행정·산업 기능 배분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AI 산업 육성과 발전 5사 통합본사 유치, 순천 주사무소 구상은 각각 추진 또는 검토 단계인 만큼 확정된 기능 배분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향후 정부 결정과 통합특별시의 권역별 발전전략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전남도의회도 반발…"정치적 미봉책"
박문옥 전남도의회 운영위원장은 민 당선인의 순천 주사무소 검토 발언에 대해 "전남의 사정을 무시한 갈라치기이자 표심을 의식한 정치적 수사"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통합특별시의 백년대계를 설계해야 할 지도자가 청사 규모를 이유로 내세우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해당 구상이 어느 수준까지 조율됐는지 밝히고 책임 있는 입장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민 당선인의 구상은 어느 권역도 소외되지 않도록 광주권·서부권·동부권에 행정 기능을 분산하려는 균형발전 방안으로 해석된다. 결국 3개 청사 운영이 실질적인 상생으로 이어질지, 지휘체계 혼선과 행정 비효율을 초래할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 채무비율 '주의단체' 기준선 넘어…재정도 경고등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통합특별시는 세입 1천30억 원에 필수 세출 5천30억 원이 예상돼 약 4천억 원의 재원이 부족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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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 (재정기획 TF)가 밝힌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재정현황 - 언론 브리핑 자료 - |
2025년 결산 기준 통합특별시가 떠안을 채무는 전남 1조4천261억 원과 광주 2조2천253억 원을 합쳐 총 3조6천514억 원이다. 특히 광주의 채무비율은 25.61%로 행정안전부 지방재정위기관리제도의 '주의단체' 기준선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장기미집행 공원 관련 지방채를 제외해도 광주의 채무비율은 21.66%로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게 기획위원회의 분석이다. 다만 광주가 공식적으로 주의단체에 지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서부권 당선인들은 무안이 새롭게 청사를 유치하려는 후보지가 아니라, 2005년 전남도청 이전 이후 20여 년간 전남 행정의 중심지로 기능해 온 검증된 행정 거점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통합특별시의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주청사 무안 확정은 특정 지역의 이해를 지키는 차원을 넘어, 중복투자를 막고 행정의 연속성과 재정 효율성을 확보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명분 있는 선택이라는 주장이다.
주청사 문제는 단순한 주소지나 첫 출근 장소를 넘어 통합특별시의 행정 중심과 권역별 기능·재원 배분을 결정하는 핵심 사안이다. 민 당선인의 순천 구상이 '3권역 상생안'으로 받아들여질지, 서부권의 강한 반발 속에 통합 초기 갈등을 키우는 불씨가 될지는 향후 조정 과정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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