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악은 행정 중심 무안은 산업 전초기지로
작성일 : 2026-06-29 20:25

홍봉주 전 권익위원 제언 하루 뒤, 청와대 국민보고회서 반도체·AI 대형 구상
주청사 사수는 행정 신뢰 문제… 서남권 반도체는 미래 먹거리 과제
무안국제공항·항공특화산단·남악 행정기반 연계 전략 주목

[무안 박조헌 기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논의가 주청사 소재지 문제를 넘어 반도체·AI 등 국가전략산업 유치 전략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봉주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변호사는 28일 본지에 전달한 입장문에서 “통합특별시 논의가 청사 위치 갈등에만 매몰돼서는 안 된다”며 “행정 중심은 기존 합의대로 무안 남악에 두되, 광주·전남이 진정으로 경쟁해야 할 분야는 미래산업”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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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봉주 전 국민권익위원 변호사 |
공교롭게도 하루 뒤인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는 삼성과 SK가 광주·서남권과 관련된 반도체·AI 투자 구상을 제시했다. 홍 전 위원의 문제의식이 국가 차원의 산업전략 발표와 맞물리면서, 통합특별시 논의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청사 문제는 행정 신뢰의 문제
현재 통합특별시 논의에서 가장 민감한 쟁점은 주청사 소재지다. 특히 민형배 당선인 측에서 거론된 주청사의 법적 주소지는 순천에 두고, 무안에는 기획·인사·예산 등 주요 기능을 배치하는 이른바 ‘주소지와 기능 분리안’이 거론되면서 서남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 전 위원은 이에 대해 “주소지는 지자체의 법적 대표성이자 도시의 얼굴”이라며 “주소지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질 경우 대외 행정 네트워크가 주소지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부서 배치는 향후 조직 개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주소지라는 제도적 보호막 없이 기능 배분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장기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무안 남악은 전남도청 이전을 통해 형성된 행정 중심지다. 이는 단순한 청사 배치가 아니라 광주 집중을 완화하고 전남 전체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도민적 합의의 결과라는 점에서, 통합특별시 논의에서도 그 상징성과 안정성이 존중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보고회가 던진 산업전략 신호
29일 국민보고회에서 삼성은 광주에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반도체 팹 2기에 약 400조 원을 투자하는 구상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SK도 서남권에 약 400조 원을 투입해 반도체 팹 2기를 건설하는 신규 클러스터 구상을 밝혔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을 주축으로 총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전국 여러 지역에 단계적으로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다만 SK의 ‘서남권’ 발언은 특정 시·군 입지 확정이 아니라, 전력·용수·부지·인력 등 제반 요건을 충족하는 서남권 권역을 신규 생산 기반 후보권으로 제시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에 따라 무안을 포함한 서남권은 단순한 기대감에 머물 것이 아니라, 실제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인프라와 행정지원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남악은 행정 중심, 서남권은 산업 전초기지
홍 전 위원의 제언과 국민보고회 발표를 함께 놓고 보면 광주·전남 통합특별시의 과제는 분명해진다. 하나는 무안 남악의 행정 중심성과 상징성을 흔들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반도체, AI, 미래차, 이차전지, 우주항공, 신재생에너지, 바이오 등 권역별 미래산업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에 대한 실행 가능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하는 것이다.
무안 입장에서 두 의제는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 남악의 행정 중심성이 유지돼야 광역 교통망, 산업단지, 전력망, 용수 공급, 인허가 등 대규모 산업 프로젝트를 조율할 행정 기반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주청사 문제는 상징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행정 실행력의 문제다. 미래산업 유치 전략 역시 행정 중심성과 무관하게 따로 추진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무안의 자산, 산업전략으로 연결될 수 있나
무안은 전남도청 소재지인 남악을 중심으로 광역행정 기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무안국제공항, 항공특화산단, 서남권 물류 여건, 남악·오룡 정주 기반, 신재생에너지 잠재력 등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자산이 반도체·AI 산업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반도체 팹 직접 유치만이 해답은 아니다. AI 데이터센터, 첨단 패키징 협력기업, 소재·부품·장비 기업, 항공물류, 배후 정주도시 기능 등 다양한 연계 가능성이 열려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전력과 안정적인 부지, 용수, 교통망, 인재 공급 체계가 필수다. 서남권의 신재생에너지 기반과 무안의 항공·물류·행정 여건이 결합될 경우, 무안은 국가전략산업의 배후 거점으로도 역할을 모색할 수 있다.
기대감보다 중요한 것은 준비된 전략
이번 국민보고회 발표는 무안군에 단순한 기대 뉴스가 아니다. 서남권이라는 큰 권역이 국가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후보권으로 언급된 만큼, 무안이 어떤 조건과 전략을 갖춘 도시인지 보여줘야 하는 출발점에 가깝다.
향후 관건은 전력, 용수, 부지, 물류, 인력, 정주 여건, 인허가 지원체계다. 기업은 기대감이 아니라 실행 가능한 조건을 보고 움직인다.
따라서 무안군과 지역사회가 이번 흐름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산업전략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서남권 반도체·AI 구상 속 무안의 위치도 달라질 수 있다.
행정의 중심은 흔들림 없이 지키고, 산업의 미래는 더 넓게 선점하는 것. 그것이 무안이 통합특별시 논의와 국가전략산업 재편 속에서 동시에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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