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일 : 2026-07-26 21:27
발행인 오진섭
전남과 광주가 하나가 됐다. 이는 단순한 행정구역의 통합이 아니다. 수도권 일극 체제와 지방소멸이라는 시대적 위기를 넘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겠다는 선언이다.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이 제시한 ‘교육 지산지소(地産地消)’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담고 있다. 농산물을 지역에서 생산하고 소비하듯 인재도 지역에서 키우고 지역에서 일하며 다시 지역을 성장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교육정책이 아니라 지방소멸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지역 생존 전략이다.
그동안 전남과 광주는 교육 경쟁력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아 왔다. 수많은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에 진학했고 대기업과 공공기관으로 진출했다. 그러나 그 성과는 대부분 지역 밖에서 꽃을 피웠다. 지역이 오랜 시간 키운 인재는 수도권의 경쟁력이 되었고, 지방은 다시 인재를 길러 보내는 역할을 반복했다. 교육에 투자했지만 청년은 떠났고 지역은 활력을 잃은 악순환이 이어졌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AI 국가 인프라 구축, 에너지 산업 확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 움직임은 전남·광주에 전에 없던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하지만 기업이 들어온다고 지역이 저절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개발 인력과 기술인력, 현장을 이끌 전문인력이 충분하지 않다면 첨단산업은 지속될 수 없다. 외부 인력에만 의존해서는 지역경제의 체질을 바꾸기 어렵다.
그래서 교육은 산업을 따라가는 정책이 아니라 산업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되어야 한다. AI·에너지 분야 10만 인재 양성, AI에너지교육밸리 조성, 특성화고 개편, 대학과 기업이 함께 만드는 교육과정은 모두 같은 목표를 향한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지역 산업으로 이어지고, 기업이 교육에 참여하며, 청년이 지역에 정착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청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업은 지역인재를 적극 채용하고, 대학은 산업 수요에 맞는 교육혁신을 추진하며, 지방정부는 제도와 재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특히 지역인재 우선 선발과 채용 확대는 선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교육과 산업, 지방정부가 함께 움직일 때 비로소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교육의 목표도 달라져야 한다.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이 교육의 종착점이 아니라 학생들이 지역에서도 충분히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교육이어야 한다. 지역에서 배우고, 지역에서 일하며, 지역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만드는 것이 지방시대 교육의 핵심 과제다.
방향은 분명하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성공은 행정통합 자체에 있지 않다. AI와 반도체 산업을 유치하는 것만으로도 완성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지역에서 배우고, 청년들이 지역에서 미래를 설계하며, 기업이 지역 인재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그 본질이 있다.
교육이 산업을 완성하고, 산업이 지역을 살리며, 지역의 성장이 다시 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 그것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만들어야 할 새로운 성장 공식이다.
전남·광주가 시작한 ‘교육 지산지소’가 성공한다면 그것은 한 지역의 정책을 넘어 대한민국 지방시대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다. 산업은 투자가 만들 수 있지만, 미래는 사람이 만든다. 그리고 사람은 교육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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