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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게 호남은 무엇인가

작성일 : 2026-08-11 15:29

 

정치적 심장서 미래 산업 심장으로

발행인 오진섭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7일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선출한다. 김민석·송영길·정청래 후보 가운데 누가 당권을 잡든 새 지도부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향후 국정 운영의 방향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게 된다.

이번 전당대회는 단순한 당 대표 선출을 넘어 민주당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디에 둘 것인지를 보여주는 시험대다.

그렇다면 민주당에게 호남은 어떤 의미인가.

호남은 오랫동안 민주당의 가장 든든한 정치적 기반이었다. 선거 때마다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며 민주당을 키웠고 정권교체의 중심에도 늘 호남이 있었다. 전체 권리당원의 30%를 차지하는 최대 지지기반이자 ‘민주당의 심장’이라는 표현이 나온 이유다.

시대가 달라졌다. 호남의 요구도 변했다. 더 이상 정치적 상징이나 헌신에 대한 보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약속과 위로보다 필요한 것은 미래를 바꿀 산업과 양질의 일자리다. 떠나간 청년들이 돌아올 수 있는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것이 이제 정치가 답해야 할 과제다.

그 시험대가 바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다.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광주 군공항 부지에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기지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두 회사 실무진이 현장을 찾았고 전력과 용수, 인허가 협의도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와 지자체, 한국전력,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호남권 반도체 산단 전력공급 실무협의체’까지 출범했다.

호남 반도체는 더 이상 선언 단계가 아니다. 국가 전략산업으로 가기 위한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군공항 이전 문제는 여전히 지역 간 이견을 보이고 있다. 무안군이 광주민간공항 우선 이전과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는 것도 군공항 이전에 따른 부담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국가 전략사업은 특정 지역의 희생만으로 추진될 수 없다.

갈등을 길게 끌기보다 상생의 해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무안이 감당해야 할 부담은 국가가 책임지고,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장 혜택은 지역 전체가 공유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민주당의 역할도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당 대표 후보들은 모두 호남 반도체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지금부터 경쟁해야 할 것은 공약이 아니라 실행의 결과다.

민주당은 호남을 더 이상 정치적 지지 기반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 미래 산업을 설계하는 전략적 공간으로 인식해야 한다. 호남 반도체는 선거용 공약이 아니라 집권여당이 책임지고 완수해야 할 국가 전략사업이다.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 당시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라고 했다. 호남이 나라를 지키는 버팀목이라는 의미였다. 시대는 변했지만 호남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이제 호남은 대한민국 미래 산업을 떠받치는 새로운 전략 거점이 되어야 한다.

호남은 늘 민주당을 선택해왔다. 이제는 민주당이 호남의 미래를 선택할 차례다. 민주당의 새 대표가 가장 먼저 답해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호남은 민주당의 정치적 심장으로 머물 것인가. 아니면 대한민국 미래 산업의 심장이 될 것인가.

새 대표는 그 답을 연설이 아니라 정책으로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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