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인의 ‘갑분싸 헤쳐나가기’ 1장
작성일 : 2022-04-16 16:50
첫 만남은 설렌다. 어떤 글옷을 입고 나가야 하지? 이 옷, 저 옷을 많이 입어 보면서 가슴이 떨렸다. 호기심 많은 내가 세상에 처음으로 얼굴도 모른 채 만남을 준비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어쩌면 나와 만날 님에게 설마? 갑분싸는 아니기를 바라며 컴퓨터 자판에 손을 얹는다.
‘갑분싸’는 새롭게 생겨난 말로 “갑자기 분위기 싸해졌다”를 뜻한다. 신조어는 일반적으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특히 젊은 세대에서 새롭게 만들어져 쓰이는 말로 우리는 가끔‘갑분싸’해지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일명 ‘세대 차이’로 매김질되어지고 있다. 중년의 한 연예인이 ‘갑분싸’의 의미를 “갑자기 분뇨를 싸지르다”라고 자기 방식대로 의미를 풀이하자 젊은이들이 박장대소했다. 같은 연배인 필자는 이것을 보고 씁쓸했다. 한 때, 교단에 있을 적에 아이들이 쓰는 그들만의 은어랄까? 말 때문에 당혹스러웠던 상황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이같은 신조어나 줄임말들은 한국에 유학 온 외국인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서울의 모 기업에 취직한 30대의 로버트가 모처럼 후배들을 불렀다. 대학생인 그들에게 “요즘 힘든 일은 없어”라고 물었다. 그 중 메리가 “np”라고 말했다. 순간 로버트는 당황했다. 무슨 말인지 감조차 잡히지 않아서다. 헤어지면서는 톰이 ”hand“라고 로버트에게 말했다. “손? 무슨 손?” 알아들을 수는 없어도 웃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몇 살 차이가 안나는데도 거리감을 느낀 것은 인지상정이다. “np”는 “no problem”이다. “hand”는 “have a nice day”를 뜻한다. 그야말로 로버트는 갑분싸를 경험한 것이다.
‘갑분싸’할 만한 용어들을 찾아보니 다양하고 많았다. 베이비붐세대, X세대, Y세대, Z세대, 밀레니얼세대, MZ세대, 알파세대 등등
중노년의 세대들은 젊은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그들의 말에 친숙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어른들은 어떤 상황에서든 늘 자신이 옳다고 가르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꼰대”라는 말이 생겨났다. 아무 생각없이 썼던 “꼰대”라는 단어도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비속어로 등재 돼 첫 번째는 늙은이, 두 번째는 아버지, 세 번째는 선생을 의미하는 말로 기록되어 있다. 불현듯 그 어원이 궁금했다. 콩테(Comte:백작)라는 프랑스어에서 나온 말이란다. “꼰대”는 일본식 표현이다. 70년대의 우리 학생들이 못마땅한 부모나 선생을 겨냥하여 사용을 하면서 점차 부정적인 은어로 자리 잡았다. 그 당시 신조어인 “꼰대”는 영국 방송인 BBC에서도 관심을 가져 그 말의 뜻을 소개하여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요즘 방송 매체에서는 젊은층의 신조어들을 앞다퉈 표현하는 것이 대세다. 알아먹기 힘든 신조어는 ‘갑분싸’일 수 밖에 없다. 부모와 자식간에도 말이다.
앞으로 이 코너에서 많은 신조어를 소개하고 그 의미를 찾아내어 톺아보고 이러한 ‘갑분싸’를 헤쳐나가는데 일조하고자 한다. 다음 ‘갑분싸 헤쳐나가기 2장’을 많이 기대하시라. 윤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