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일 : 2022-04-29 11:03
필자는 지인들에게 더러 이런 말을 듣는다. 시골로 가고 싶은데 그 곳 사람들이 텃새를 부릴까봐 선뜻 결정을 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그래서 태 자리에 터를 잡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귀촌하는 사람들은 크게 두가지 타입이 있는 것 같다.
하나는 고향을 선택한다. 자신들은 몰라봐도 아버지나 할아버지등을 잘 알고 있는 마을 사람들이 배척하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한국인의 정서다운 소리다. 우리나라 사람들 만큼이나 고향사람들을 좋아하는 민족이 있을까 싶을 정도니까.
두 번 째는 가능한 고향을 피하는 경향이다. 자신의 뿌리를 잘 알고 있는 것이 부담스러울 뿐만아니라 행동거지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이유다. 일리있는 말이다. 사소한 일로 자신의 조상에게 손가락질을 해댄다면 참기 힘들 것이다. 지금도 이조시대의 어투로 우리는 말한다. 가문에 먹칠을 한다느니, 뼈대가 좋다느니 등등.
갈등은 후자에서 종종 나온다. 타지에서 온 사람이 이웃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한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가치관의 차이도 있을 것이고, 서로를 존중하지 못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또한 배척은 인간의 숨겨진 재능이 아닌가. 같은 백의민족이고 따지고 보면 조상도 하나고 등등의 설교는 이 재능앞에서는 맥을 못춘다. 둘 중 하나는 기싸움에서 백기를 들어야 한다. 이런 생각들은 나만의 것이 아닐 것이다.
무안군에서 귀농인들이 이웃을 초대할 경우 행사비용 50만원까지 보태준다고 한다. 취지는 좋다. 서먹서먹한 관계를 존중과 우애의 끈으로 탄탄히 맺자는 것인데 참으로 기발한 발상이다. 이제는 행정기관에서 주민들의 화해까지 도모하는 모습을 보이니 상전벽해다.
보통은 전입한 주민들이 그 마을 주민들을 위해 잔치를 벌이곤 한다. 관계 개선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우리네는 이사한 집에서 이웃들에게 떡이나 먹거리들을 돌린다. 신고식인 셈이다. 군의 이러한 사업은 그러한 전통을 좀 더 활성화시키자는 것이다.
다만 아쉬운 대목이 지원대상이 2017년 이후에 도시생활을 하다 무안으로 이주한 농업인이다. 5년이나 거주한 귀농인들이 과연 얼마나 이 대상에 해당될까. 의문이 든다. 이 정도 기간이면 이미 잔치를 벌려 친한 사이가 됐든지 아님 악화돼 서로간에 담을 쌓거나 떠났든지 결단이 났을 텐데 말이다. 굳이 5년이상 거주한 귀농인만을 지원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혹 이러한 행사지원이 오랫동안 무안에 거주한 귀농인들에게 생색내기 위한 이벤트로 보여질까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군은 좀 더 적극적으로 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무안의 거주기간을 6개월로 짧게 하거나 아예 없애는 것이 좋을 성 싶다. 집들이나 마을 잔치는 이사 온지 얼마 안돼서 하는 행사다. 5년이상 거주한 귀농인에게는 어울리지 않은 지원이다. 귀농인이 이 지역에 크게 기여한 것은 없어도 우리 지역을 선택해서 와 준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만 담고 있어도 이 사업은 성공이다. 좁게는 무안이 살기좋은 귀농의 천국이고 넓게는 대한민국을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게 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 진 섭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