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일 : 2022-04-29 11:10
어렵고 딱딱한 행정용어가 보다 쉽게 바뀐다. 에코백은 친환경 가방으로, 행정 리콜제는 행정 결함 보상제로, 플라스틱 제로지역은 청정지역으로 순화된다. 무안군은 최근 이를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공공언어 바르게 쓰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동안 행정용어에는 소통력이 떨어진 외래어가 많이 혼용된 것은 사실이다. 규제 프리존, 킥오프 회의, 브로슈어, R&D 등은 신규 공무원들도 알아듣기 힘든 말이다. 규제 프리존은 규제 자유 구역을, 킥오프 회의는 첫 회의를, 브로슈어는 소책자및 안내서를 일컫는다. R&D는 연구개발이다. 그나마 입에 익은 쿼터나 어젠다, 바우처 등은 여전히 일반 주민들에게 접근하기 어려운 용어들이다. 쿼터는 할당량을 뜻하고 어젠다는 의제 또는 일정, 바우처는 이용권을 의미한다.
한자어도 낯설다. 가료, 단차, 거양, 시건장치, 적기 등을 알아먹는 이는 소수에 불과하다 할 수 있다. 굳이 쉬운 말을 놔두고 이렇게 어려운 말을 쓰는 데는 과거 권위주의의 산물이라는 지적이 많다. 가료는 치료고, 단차는 높이 차이, 거양은 높이 올림, 시건장치는 잠금장치, 적기는 제 때라는 용어다.
일본어는 또 어떤가. 일제의 잔재가 아직도 우리 행정에 자리한다는 사실이 놀랍다. 다반사, 나가리, 보합세, 종지부, 사시미, 대절, 고수부지, 찌라시 등등은 모두 일본어다. 이를 모르는 국민도 많을 것이다. 다반사는 빈번하게 일어난 일을 뜻한다. 나가리는 무산됐다는 것이고 보합세는 주줌세, 종지부는 마침표, 사시미는 생선회, 대절은 전세, 고수부지는 둔치, 찌라시는 전단지 등으로 대체된다.
군의 이번 공공언어 교육에는 문장부호와 띄어쓰기, 정확한 어휘 사용하는 것도 들어있다. 일체와 일절, 까페와 카페, 결제와 결재, 참고와 참조, 장본인과 주인공등의 각각 쓰임새는 어려운 국어문법이다. 일체는 모든 것, 전부를 말할 때 사용한다. 일절은 부정적인 의미다. 카페가 옳은 표현이고 결제는 돈을 주고 받을 때 쓰고 결재는 서류등 허가 승인받을 때 사용된다. 참고는 살펴서 도움이 될 만한 재료로 삼을 때, 참조는 비교하고 대조하여 볼 때 적히는 어휘다.
군은 신규직원의 비중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공직 내부에서도 어려운 행정용어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서이남 부군수는 “군민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공직자들부터 솔선수범해 언어를 바르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군민 눈높이에 맞는 올바른 공공언어가 정착될 때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꾸준히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강성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