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일 : 2025-07-10 15:35

[기고] 폭염 속 전남도, 온열질환·농가 피해 대응 시급
정길수 전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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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도의회 정길수 의원 (더불어민주당 무안1) |
전남도가 뜨겁게 타들어 가고 있다. 한낮 뙤약볕은 이제 단순한 무더위가 아니라, 도민의 생명과 생계를 동시에 위협하는 재난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2025년 여름, 상상 이상으로 길고 거센 폭염이 이어지면서 병원 응급실은 온열질환자들로 붐비고, 농촌에서는 가축 떼죽음 소식이 연일 들려오고 있다. 우리는 이제 기후 위기의 최전선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폭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2025년 5월 20일부터 7월 9일까지 전남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101명. 이 가운데 광주 22명, 전남은 79명이었다.
기온이 33도를 넘는 ‘폭염일수’가 20일을 넘긴 지역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는 단순한 불쾌지수를 넘는 ‘생명 안전’의 문제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농촌 현장이다. 전남에서는 138개 농가에서 8만1,515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피해는 닭에게 집중됐으며, 돼지·소 등 다른 가축들도 피해를 피하지 못했다. 이로 인한 재산 피해는 12억 8,600만 원에 달한다. 그러나 농가의 피해는 단지 생산량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생계의 기반을 위협받는 농민들의 현실은 폭염이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닌 ‘경제 재난’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체계를 마련 중이다. 올해 수립된 「2025 폭염대응 종합계획」은 폭염을 단순한 날씨가 아닌 ‘재난’으로 인식하고, 이에 맞춰 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 폭염 취약계층 집중 관리, 무더위 쉼터 운영 확대, 냉방비 지원 등 다양한 인명 피해 예방대책을 가동하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도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응책이 마련되고 있다. 고온 대응형 축사시설 개선 지원, 가축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냉방장비 지원, 가축피해 보험 가입 확대 등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폭염으로 인한 가축 폐사 시 신속한 복구와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예산 확보 및 행정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피해는 현장에서 더욱 절박하다. 해남군의 한 양계농가는 냉방기기 고장으로 하루 만에 닭 4,000여 마리를 잃었다. 더위 속 전력 수요 급증으로 잦은 정전이 발생하면서 기계가 멈추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고흥군에서는 밭일을 하던 70대 농민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안타깝게 숨졌다. 이는 단지 ‘더운 날씨’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의 건강, 생계, 지역경제가 함께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기후위기는 이제 매년 되풀이되는 ‘비상상황’이다. 단기 대응을 넘어 폭염을 재난으로 법제화하고, 예산과 인력을 사전에 확보하는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특히 도시 외곽과 도서·산간 지역의 독거노인, 거동 불편 장애인, 쪽방촌 거주자 등은 냉방시설이나 지원 정보 접근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일부는 무더위 쉼터가 있는지도 모르고 여름을 버티는 실정이다. 형식적 대책이 아닌, 사람 중심의 실질적 현장 점검과 맞춤형 지원이 절실하다.
기후위기 시대의 폭염은 더 이상 이례적인 기상이변이 아니다. 주민의 건강과 농업 생태계가 동시에 위협받고 있는 지금, 전남도의 대응 체계는 곧 도민 생존의 사슬이다.
선제적이고 촘촘한 대응, 그리고 행정과 시민의 협력이 절실한 여름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폭염에 견디는 도시 인프라 재설계, 농업 품종 다양화, 재난 안전 교육 강화 등 기후적응력 전반을 높이는 총체적 전략이 필요하다. 날로 강해지는 더위 앞에서 지금 우리는 기후위기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