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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반복되는 물난리, 무안의 황토는 더 이상 자랑만은 아니다

기후변화 시대, 빗물 저장탱크 의무화로 무안의 내일을 지켜야

작성일 : 2025-08-11 11:22

 


[기고] 반복되는 물난리, 무안의 황토는 더 이상 자랑만은 아니다....기후변화 시대, 빗물 저장탱크 의무화로 무안의 내일을 지켜야


 

 

이지선 (사)한여농 무안군 현경지회장
 

2025년 8월 3일, 전남 무안군에 다시금 ‘물폭탄’이 쏟아졌습니다. 무안읍, 현경면, 망운면, 해제면 등 저지대 곳곳이 침수되는 막심한 피해를 입었으며, 특히 지난 7월의 집중호우로 인한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해제면, 몽탄면 등 주요 농촌 지역에 ‘겹침수’가 발생하면서 주민들은 말 그대로 망연자실한 상태입니다.

 

주택과 상가, 아파트 및 지하주차장은 물론 생계 터전인 논과 밭까지 순식간에 물에 잠겨버렸습니다. 더욱이 안타까운 것은 무안군 현경면에서는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다는 소식입니다. 저는 수해복구 자원봉사 활동을 하며 눈앞에 펼쳐진 참담한 광경과, 침수로 인해 간신히 몸만 빠져나온 어르신들의 지친 표정을 보며 말 할 수 없는 아픔을 느꼈습니다.

 

이번 무안군의 비극은 단순히 한 지역의 재난을 넘어, 급변하는 기후 환경 속에서 우리가 직면해야 할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0년 이후 태풍보다 도시 지역에 집중되는 국지성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는 양상은, 기후변화가 강수 특성을 변화시키고 도시화로, 볼투수면적(不透水面積, Impervious Surface Area)이 증가한 복합적인 결과입니다, 시간당 142.1mm라는 ‘200년에 한 번 올 법한‘ 기록적인 강우량이 무안을 강타하며,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로 변하고 있다는 경고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님을 절감하게 합니다.

 

지난 8월 3일 전남 현경면 해운리 지역에 내린 폭우로 토사유출 후 도로 배수로 막힘현상 사진.  사진제공 = 이지선
 

 

무안군은 농업을 근간으로 하는 지역입니다. 광활한 논과 밭은 무안의 자랑이자 생명줄입니다. 그러나 이번 폭우는 바로 이 농경지에서 쓸려 내려온 황토흙이 배수로를 막아 피해를 키웠다는 점에서 깊은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마치 인체의 혈관처럼 중요한 배수로가 토사물과 쓰레기로 막히면서, 빗물이 역류하여 저지대를 집어삼킨 것입니다. 비 오는 날마다 도로를 덮는 황토흙은 이미 일상이 되었지만, 이번과 같은 폭우가 반복되는 한 저지대의 침수 피해 역시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무안의 황토는 우리군의 자부심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황토가 빗물에 유실되어 농경지의 생산성을 저해하고 배수로를 막아 물난리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면, 우리는 이 황토를 어떻게 지켜야 할지, 또 황토로 인한 재해는 어떻게 막아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이번 수해를 통해 우리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습니다. 이제는 아픔에서 벗어나 더 이상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필자는 저지대 주택 등의 침수에 대비하고 주민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저지대 침수지역에 마을단위로 ‘자동 배수 펌프가 설치된 빗물받이 탱크 설치 의무화’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수해 피해 지역에 빗물저장탱크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명시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일부 지자체에서 조례를 통해 설치를 장려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확인한 피해 현장처럼 순식간에 불어나는 물에 고립된 어르신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단순히 ’권장‘을 넘어 ’의무화‘가 절실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을 단위로 이런 빗물받이탱크가 설치된다면, 집중호우 시 급격히 불어나는 침수상황에서 주민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귀한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또한, 탱크에 채워진 빗물은 가뭄 등 물 부족 상황에서 재활용될 수 있는 훌륭한 자원이 될 것입니다.

 

무안군은 기후변화의 거센 물결 속에서 매년 시험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무안이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그리고 모든 무안 군민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지금이야말로 과감하고 실질적인 정책적 변화를 모색할 때입니다. 이번 저의 제안이 무안의 아픔을 치유하고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는 작은 시작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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